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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1일

[영화] 7번방의 선물 리뷰 - 재미, 슬픔 그리고 사형제도에 대한 메시지





 7번방의 선물을 보게 되었다. 이미 개봉한지 1년이 지난 작품이라 이 리뷰를 보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ㄷㄷㄷ. 뭐 아무도 안봐도 상관없다. 어차피 혼자 주절 거릴 공간이 필요해서 만든 블로그니까 :)

 영화에 대한 소감을 간략하게 먼저 밝히자면.. 스토리 전개는 어설픈데도 무지하게 슬프면서 무지하게 웃기다. 게다가 사회에 대한 메시지도 담겨있다. 이 부분들에 대해서 나름대로 느낀바가 있다. 이러한 내 생각들을 중심으로 리뷰를 펼쳐보겠다.



1. 연기파 배우들의 활약

 이 영화 중간 중간 정말 빵빵 터지는 재미를 준다. 우선 몇 가지 생각나는 대사들이 있는데 나열해보겠다. 읽으면 그 장면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바보 아빠 이용구가 감옥에 처음 들어와 자기 소개를 할 때,
  "1961년생 1월 18일 태어났어요. 제왕절개..엄마 아팠어. 내 머리 커성ㅋㅋ"

 감옥에서 예승이를 데려오자 신봉식(소매치기범)이 예승이의 존재를 꼰지르려다가 
 "여기 방에 빵 하나만 더 주세요ㅠ"
그러자 정교도관 왈
"니가 장발장이냐? 빵 하나 때문에 울고 ㅈ ㄹ이야"

 딸 예승이가 감옥에서 여기가 학교라며 나가기 싫다고 말할 때 용구가 한 대사도 한건 했다.
 "여기 학교 아니야. 감옥. 다 나쁜 사람들 :("

 신봉식이 아내와 딸 이름을 갖고 아웅 다웅하다가 결국 이름을 신봉선으로 하기로 했을 때 강만범(간통범)이 하는 말
 "ㅅㅂ 이름부터 글러먹었어. 신봉선이가 뭐여 신봉선이"



 용구가 예승이 밥 먹일 때
"예승이 콩 먹어 콩 비타민"


 이 외에도 정말 재밌는 장면들이 많았다. 그런데 잠깐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할게 있다. 과연 이런 코믹한 장면들을 연기력이 없는 사람들이 했어도 재밌었을까? 



2. 아역배우의 더 눈부신 활약



 여기서 이예승으로 나오는 아이의 활약이 정말 눈이 부시다. 귀여운 외모도 한 몫을 했음은 물론이고 감옥에서 범죄자 삼촌들과 능청스럽게 얘기한다던지 아빠를 그리워 하는 모습, 밥 많이 먹는다고 핀잔받으니까 삐치는 모습이나 정말 아역배우 하나는 잘 키웠다. 누구 딸인지 정말 복덩어리 받으셨습니다 ;)



 특히나 마지막에 용구가 사형당하는 장면에서 하나, 둘, 셋... 아빠!!! 하고 우는 장면은 어느 노련한 연기자 못지않게 편친 열연이었다. 아 정말 이 장면에서 눈가에 땀이 막 나더라ㅜㅜ 더워서 그래 더워서...



3. 불쌍한 아빠라는 소재



아빠 딸로 태어나서 고맙습니다.

 정말 불쌍한 소재는 다 모아놨다. 바보 아빠, 사형 당하는 아빠, 누명을 쓰게 된 아빠, 딸을 위해 목숨을 버리는 아빠, 어린 딸을 가진 아빠, 죽는 와중에도 딸을 위해 웃는 아빠... 정말 세상에는 존재하지도 않을 불쌍하고 불쌍한 아빠다. 

 이런 불쌍한 아빠는 딸을 위해 무엇이건 다 하고 딸을 위해서라면 죽음까지도 불사하고 누명까지 인정한다. 이렇게 눈물을 짜내는데 안버틸 재간이 있을까. 물론 이런 소재를 적절하게 배치하고 부자연스럽지 않게 유도한 제작진도 대단하다 :)



4. 어설픈 이야기 전개

 영화를 보다보면 말이 이상한 부분이 몇 개가 있다. 감옥에서 갑자기 옆방 범죄자(박상면 역)가 뜬금없이 용구네 방장을 찌르려고 하는 장면이라던지. (고작 이유는 내 나와바리를 건드려서..ㅎㄷㄷ)

 마찬가지 범죄자가 뜬금없이 감옥에다 불을 지르다던지.. (아에 정신이상자로 나왔으면 할 말이 없겠다만 나중에 이런 역할이 없어지자 주인공 아빠를 도와주는 착한 범죄자로 변신한다. 뭐이래) 하는 이상한 장면들이 등장한다. 

 물론 이런 장면들로 인해 생겨나는 다음 장면들 때문에 썼다는건 이해가 간다. 박상면이 방장 삼촌을 찌르려다가 용구가 대신 맞고 결국 예승이가 감옥에 들어오게 힘을 쓴다던지. 불이 나자 용구가 교도소장을 살리게 되어 오해가 풀린다던지...하는 이런 복선!!!! 정말 뜬금없고 말도 안맞다. 


5. 사형제도에 대한 나름의 메시지




 그렇다고 이 영화가 어떠한 메시지도 말하지 않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큰 오산이다. 감독은 어떤 장면을 찍을 때 이유 없이 찍지 않는다. 영화에 담겨 있는 부분은 모두 감독의 판단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위의 장면을 보자. 위의 장면은 용구가 사형당하러 가는 장면에서 딸과 용구 모두 오열하는 부분이다. 특히 여기서 용구는 카메라를 향해 


 "살려주세요! 잘못했어요!! 살려주세요..!!"

라고 외친다. 이 영화에서 어떤 장면도 배우가 카메라를 향해 말하는 부분은 없다. 오직 이 장면만이 카메라를 향해 말한다.

 조금 전의.. 감독은 어떤 장면을 이유 없이 찍지 않는다는 말에 우리가 동의할 수 있다면 이 장면이 특별하다는 점에도 동의할 것이다. 단지 감동을 더 키우기 위해서라면 차라리 딸을 부둥켜안고 오열하는 면이 나았을 것이다. 

 "살려주세요. 잘못했어요"는 관객들을 향해 던지는 메시지다. 사형제도에 대한 간접적 비판이자 감독이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에 동의해 달라는 무언의 설득이다. 

 나는 이 문제에 통계학의 개념을 가져오고자 한다. 통계학에는 1종 오류와 2종 오류가 있다. 쉽게 설명하자면 1종 오류란 어떤 사람이 범죄자인데 무죄라고 오판할 경우이며,  2종 오류란 어떤 사람이 선량한 사람인데 유죄라고 오판할 경우이다. 여기서 가장 나쁜 것은 2종 오류다. 
 즉, 선량한 사람이 범죄자라고 오판할 경우다. 

 자.. 다시 한번 사형제도를 돌아보자. 사형은 누가 판단하는가? 결국 판사가 하게 되어있다. 근데 판사가 신이 아닌 이상 분명히 확률적으로 오판을 할 경우가 생긴다. 그 오판이 적든 크든 확률상 분명히 일어나게 되어 있다. 즉... 2종 오류가 발생하게 되어 선량한 사람이 죽게 된다. 영화는 이 상황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람이 존재할 수 있는데도 사형제도가 필요한가요?" 


 참고로 한국의 사형제도를 찾아보면 재밌는 이야기들이 많다. 한번 꼭 검색해보시길..


 그럼 이제 마지막으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7번방의 선물의 한 장면을 마지막으로 리뷰를 끝마치고자 한다. 혹시 안보신 분이 있다면 강력 추천이다. 좀 어설프긴 하지만 그정도는 참고 봐도 충분히 감동적이면서 재밌기까지하다. 이런 영화는 드물다. 꼭 한번 보라 :D




예쁜 별님 달님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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